안케패스 작전의 배경 및 경과
기갑연대 제1중대장 대위 김종식
1. 제1중대장에 부임
1972년 4월1일 갑작스런 명령으로 제1중대장으로 부임한 나는 중대의 훈련과 전투태세를 새롭게 하는데 전력을 집중하고 있었다. 그 당시 제1중대 본부는 안케계곡의 무명고지(BR610425)에 위치하고 있었다. 당시 중대의 기지 내에는 제1소대, 화기소대, 4.2“ 일개 반을 배속 받아 운영하고 있었으며, 장교는 중대장, 부중대장, 제1소대장, 화기소대장이 위치하고 있었다. 그리고 제2소대는 중대에서 약 1km 하단 지리산 기지에, 제3소대는 1.5km 하단 백두산에 위치하고 있었다. 지대 내에서 가장 중요한 통로인 19번 도로는 푸레이크에 있는 월남군 주 보급로로 사용되고 있었으나, 주변의 험악한 지형으로 둘러 쌓여 있어 언제, 어느 곳에서라도 마음만 먹으면 적의 기습 공격이 가능한 지역이었다. 또한 주변에는 태고적부터 사람의 접근이 없었던 지형이 산재되어 있어, 겨우 수색로만 개척되어 있기 때문에 수색정찰을 지속적으로 실시해도 적의 움직임 및 흔적을 발견하기는 매우 어려웠다. 그러나 19번 도로는 하루에 P.M 차량 200여 대가 통과해야만 월남 제2군단이 정상적인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보급로인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예장병을 육성하지 않으면 임무 수행을 할수 없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에 나 자신이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부임하자마자 우선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을 기지주변에 다양한 수색정찰 코스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대대에 건의하였으나, 사단작전이 곧 있을 것임으로 중단하라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중대는 차후 작전을 위하여 월남의 지형을 고려한 수색정찰 요령과 분대전투훈련을 지속적으로 실시하였따. 특히 분대전투 훈련은 실전과 다름없이 실제로 사격을 시키면서 훈련을 실시하였는데, 처음에는 불안해하는 병사들이 점점 익숙해져 공포감 없이 대현 유지 등의 훈련을 숙달시킬 수 있었다. 그런데 10일 수인 1972년 4월 10일 23:00시에 중대 기지를 순찰하면서 느낀 감정은 천길 먼길로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중대기지의 30개 근무초소 중 자고있는 곳이 1/3나 되는 것이 아닌가. 이제껏 중대에는 한번도 실제의 전투상황이 없었기 때문에 병사들의 경계심이 해이된 탓이었다. 이 같은 상황을 파악한 나는 군기확립을 위해서는 보통수단을 써서는 안 되겠다는 결심을 하여 분대장 8명과 소대장 2명, 부중대장을 중대장실에 불러와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엄한 벌을 2시간에 걸쳐 주었다. 그리고 나서 4, 11, 01:00에 전 중대원을 기지에 비상 투입시켜 놓고 나 자신도 완전 무장을 하고 계속 순찰을 돌다 동일 04:00 중대장실에 들어와 대기하고 있었다.
2. 안케 작전의 서막
1972년 4월 11일 04:00경 초소에서 있던 부중대장이 “조명지뢰 1발이 터졌습니다.”라고 보고해 왔다. 보고를 받고 우선적으로 중대 자체에서 사육하고 있던 3마리의 개를 확인해보니 이상없이 제 자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날 따라 바람도 없는데, 조명지회가 터진 사실이 아무래도 이상하기에 최초의 발견자 홍문회 상병에게 다시 물었더니 무슨 물체를 본 것 같다고 하는 것이었다. 이에 81mm 반으로 하여금 81mm의 조명을 준비시키고, 4.2“로 하여금 차단사격을 준비시켰으며, M-60사수들에게 발견지점에 대한 집중사격 구역을 은밀히 확인시켰다. 그리고 병사들의 안전문제를 고려하여 수류탄은 중대장과 부중대장이 한 BOX 씩 준비해 있다가 중대장의 수류탄 투척을 신호로 하여 일제히 공격할 것을 중대원에게 명령하고 주의 깊게 주변을 감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05:05분에 또다시 조명지뢰 1발이 터지면서 검은 물체가 움직이는 것이 시야에 들어왔다. 적을 최대한 지근거리로 유도하기에는 시계가 너무 나빴고, 그럴 여유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과 동시에 수류탄이 투척되었다. 이를 신호로 일제사격이 실시되면서, 81mm 조명과 4.2“ 차단사격, M-60 및 개인화기가 일제히 불을 뿜었다. 동시에 대대에 교전 상황을 보고하였다. 적도 개인화기 및 B-40을 중대기지에 쏘아오기 시작했다. 적과 우리는 약 30분간에 걸쳐 교전이 계속되었으며, 적의 B-40사격에 의해 중대 관망대가 날아갔다. 이 과정에서 적이 발사한 실탄이 나의 귀밑을 스쳐 약간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다. 약 1시간 경과 후 적의 응전이 없었음으로 사격을 중지시키고, 주변을 계속 감시하며 81mm와 4.2” 조명을 계속 실시했다.
날이 새면서 점점 시야가 밝아졌다. 이어서 06:30분 경 증강된 1개 소대를 인솔하고 적과 접촉하였던 북쪽 방향으로 소대공격을 실시하였으나, 적은 이미 도주한 후였다. 주변지역을 수색해 보니 사람의 형체를 알아볼 수 있는 시체 5구가 넘어져 있었으며, 그 외에도 여기저기에 팔다리가 널려져 있었는데, 우리는 형체가 있는 5구의 시체만을 수거하여 중대로 복귀하였다. 이들의 복장은 벌거벗은 몸에 위장약을 바르고 팬티만 걸치고 있었으며, 신발도 신지 않은 상태였다. 이에 대해 월남군 제44연대에 분석을 요청했는데, 이들이 월맹군 제3사단 예하 제72특공중대라는 사실은 뒤늦게 알려 졌으며, 아울러 그때의 교전에서 약 1개 소대 규모의 적이 격멸되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중대장으로서 불안한 상태이고 적에 관한 사항을 적과 접촉한 사실 외에는 아무 것도 모른 상태이기 때문에 원 이병을 안케 시태에 위치한 월남군 제44연대에 파견아혀추가적인 첩보를 얻기위해 노력하였으나 추가로 알려진 것은 없었다.
한편 4월 11일 오전 10:00경에 적은 19번 도로에 출몰하여, 넓이 3미터 정도의 도로대화구를 촉파시켰다. 이에 중대에서는 대대에 건의하여, 사단 공병중대에 지원하에 도로를 복구하였으나, 적은 제2소대의 기지인 지리산과 제3소대 기지인 백두산을 공격하는 증 아군을 기지에 고착시키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각 기지별로 증강된 1개 분대 규모의 수색대를 편성하여 적과 접촉을 시도하였으나, 적의 저항이 의외로 강하였기 때문에 기지 병력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다. 또한 오후 16:00경에는 월남군 제44연대장으로부터 연락이 왔는데, 월맹군 제3사단 예하 1개 연대 규모가 19번 도로를 차단하기 위해 19번 도로상에 투입되었다는 것이었다. 이에 중대에서는 즉시 대대에 병력증원을 요청하였으나, 상황을 더 관망하라는 대대장의 지시를 받고 전원 전투 태세를 갖춘 후 대기하고 있었다.
3. 1개 분대규모의 매복조 투입과 복귀
이어서 오후 17:00에는 적과 접촉을 유지하기 위해서 638고지에 1개 분대 규모의 매복을 건의하여 승인 받고 중대 기지로부터 약 600m 떨어져 있으며, 중대보다 약 20m가 더 높은 638고지에 증강된 1o 분대의 매복조를 출동시켰다. 당시 제1소대장인 임만철 중위를 조장으로 임명하여, EENT+30을 기해 투입시키면서, 중대와 지속적으로 통신망을 유지하면서 이도하도록 했는데, 638고지 우측능선에서 적과 조우했다는 무전과 함께 638고지 정상에 81mm와 4.2“ 사격을 요청해 왔다. 이에 따라 지원사격과 동시에 조명사격을 실시하였따. 소대장 보고에 의하면 첨병조인 부인호 상병이 적에게 생포되었으며, 적의 저항이 강격한 것으로 미루어 보아 적은 약 1개 중대로 판단된다고 보고 하였다. 이에 따라 즉시 급편방어를 지시하고 대대에 보고하였으며, 분대 병력을 철수시킬 것인지, 계속 접촉을 유지할 것에 대한 판단을 소대장에게 일임했다.
그런데 소대장 보고에 의하면, 적의 저항이 강력하여 도저히 견딜 수 없다고 하기에 둥대기지와 중대본부의 능력을 고려할 때 증원이 불가능함으로 축차적으로 철수할 것을 명령하였다. 그리고 중대 기지에서 방어에 임할 결심을 대대에 보고하였다. 이어서 중대 기지에 보유하고 있는 4.2“ 박격포와 81mm를 이용하여 4월 12일 06:00까지 638고지 정상에 고폭탄과 조명탄을 사격하였다. 한편 적은 4월 12일 07:00시부터 19번 도로 통행 차량을 기습하고, 중대본부 기지와 지리산 및 백두산 기지에 지속적인 포격을 가하고 있었으며, 57mm 직사화기로 중대본부를 계속적으로 공격하고 있었다.
4. 연대 수색중대의 투입과 위기
이어서 4월 12일 오전 연대장으로부터 수색중대를 투입할테니 협조하여 19번 도로를 개통하라는 무전명령을 받고, 수색중대가 랜eld할 수 있는 지점(BR578447)을 선정 통보하고 수색중대의 랜딩을 엄호하여 무사히 랜딩시켰다. rm 후 수색중대장으로부터 19번 도로를 개통하기 위해 공격하겠다는 통보를 받고, 19번 도로 주변의 특징과 예상되는 적의 저항을 설명하였으며, 아울러 수색중대만의 공격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수색중대장에게 통보하였다. 또한 이 사실을 연대장에게도 보고하였으나, 일단 적과 접촉을 유지하는 의미에서 공격을 시도하라는 연대장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에 수색중대는 UH-1H 및 건쉽의 지원하에 지리산 쪽으로 공격을 실시하였다. 그러나 15분 후 적과 조우하여 수색 중대 2개 소대 규모의 손실과 동시 수색 중대장도 우측 어깨의 관통상을 입었다.
이 같은 상황을 대대장에게 보고하고, 수색중대의 지휘권을 인수받은 후, 수색중대로 하여금 현 위치에서 급편방어를 실시하고, 현 지역을 고수하도록 명령하였다. 그러나 약 20분 후 중대 선임 소대장으로부터 수색중대의 2개 소대가 손실을 입은 지역에서 우리의 대공포판과 신호탄이 올라가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상황을 판단한 결과 적의 정규군이 아군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일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공격하지 말 것을 지시하였다. 이어서 이 사실을 즉시 대대에 보고하였는데, 대대에서는 1개 분대규모로 접촉을 유지하라는 지시가 있었기 때문에 명령을 수정하여 1개 분대 규모의 공격을 지시하였다. 그러나 역시 적의 강력한 집중사격으로 피해만 입고 급편방어 지역으로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이와 같이 피해가 증가되자, 현재의 수색중대 병역으로는 적의 규모로 보아 도저히 현 지역을 고수 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수색중대(-)를 우리 중대(제1중대)기지로 철수시킬 것을 건의한 결과 승인을 얻어 중대(제1중대)본부로 철수시켜 중대 기지를 보강시켰다.
5. 사단장의 방문과 적 포병의 효력사
수색중대를 철수시켜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되어 가자 대대에 다시 638고지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수색 중대(-)와 우리 중대(제1중대)의 병력을 혼합 편성하여 638고지를 공격하려 하였으나 대대 작전으로 전환하겠으니 기다리하는 지시를 받았다. 그리고 제3중대의 중원병력이 중대본부(제1중대)지역에 랜딩하도록 엄호하여 제3중대와 합류하였다. 그러나 4월 12일의 작전중에 우리 육안으로 확인된 것만 하여도 6대의 헬기가 적의 적 대공포에 맞아 추락하는 등 많은 인원손실을 입었다. 또한 4월 12일 오전 중에 주월사 부사령과, 사단장, 포병사령관, 사단작전참모, 전속부관이 탄 헬기가 중대상공에 와서 랜딩을 시도하기에 적극적으로 랜딩을 말렸으나, 중대본부 지역에 그대로 랜딩을 하였다. 그사이에 적 포병의 효력사가 시작되었다.
적의 포병사격시에는 포성이 들린 후 약 22-25초 사이에 포탄이 떨어지는 것을 감지하고 있었다. 따라서 직감적으로 위기를 느낀 나는 주월사 부사령관에게 적의 포병 사격이 실시되니 진지로 가야된다고 설명하면서, 시간이 촉박한을 느끼고 부사령관님은 어깨로 사단장님은 손바닥으로 밀어 경계호 쪽으로 넘어뜨리고, 동시에 사단 작전참모를 잡을 때에는 이미 적의 우박 같은 포탄이 떨어졌다. 그 후 사단장님과 나는 동시에 시지 위에 쓰러졌으나, 다행히 나는 경상이었으나, 사단 작전 참모는 중상을 입었다. 나는 즉시 작전참모를 어께에 끼고 호 쪽으로 포복하여 경계호로 돌아왔으나, 이미 중상을 입었기 때문에 안케패스 작전의 참여가 불가능했다. 사단의 입장에서는 큰 손실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하에서도 사단장님께서는 나의 목이 완전히 가라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목에 좋다는 약을 손수 입에 넣어 준 것은 두고두고 잊을 수 없는 일생에 추억이었다. 한편 사단장님께서도 파편을 맞았음에도 표현을 안 하였기 때문에 전혀 몰랐다. 후에 사단장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부대사기에 영향을 입을 것 같아 말씀을 안 했다고 하셨다. 이어서 안케의 계곡에서의 전투는 더욱 격화되어 피비린내 나는 격전이 계속되었다.